소녀전선 : 혐포유감



소녀전선. 좋다. 스토리도 모바일 게임 치고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M4A1라는 주인공만큼은, 분명 문제가 있다.

너무 천편일률이다. 매번 매번 M4A1은 위기에 몰리고, 동료의 희생을 강요당하고, 절망하고 분노한다. 1전역부터 10전역까지, 저체온증부터 특이점까지, 오로지 절망 분노 절망 분노. 온 세계가 불합리하게 M4A1을 죽이려고 하고, 지휘관과 인형들은 온 몸을 다 바쳐 M4A1을 구한다. 그야말로 불행 포르노다.

아니. 소녀전선에서 소녀를 구하는 것 자체는 그럴 수 있다.

문제는 게임이 플레이어들에게 왜 M4A1을 구해야 하는지 확실한 동기를 주지 못하는 것이다.

M4가 뭔가 비밀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엄청나게 중요한 것 같기도 한데, 결국 아직까지 분명히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철혈에 정규군에 온갖 미친놈들이 M4가 없으면 세계가 끝장날 것처럼 달려드는데, 정작 지휘관만이 M4에게 애착을 가질 이유가 정말 하나도 없다.

지휘관과의 무슨 유대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다. M4의 인간관계는 언제나 AR소대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M4의 절망과 분노와 모든 감정의 이유는 AR소대뿐이다. 지휘관에게 준 건 피와, 땀과, 붕괴액뿐이다. 그런 걸 쏘고도 걱정도 안 하는 걸 보면 지휘관을 싫어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물론 상황이 이렇게 되기 전에는 착하고 상냥한 인형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쩌란 말인가? 플레이어가 아는 M4는 “또 시나몬롤인가요!?” “젠장!” 인데. M4는 이 지랄을 게임 오픈부터 무려 10전역째 하는 중이다. 어떻게 연민을 하고 공감을 하려고 해도 이건 아니다.

이 정도면 시나리오 라이터가 M4A1에 비뚤어진 애정을 쏟고 있는 것 같은데, 아니, 너무 과하다. 절망도 분노도 보다 지칠 지경이다. 그리폰은 박살나고 인형들은 갈려나가고 지휘관은 붕괴액까지 처먹은 다음 납치 감금 고문을 당했다. 지금 M4가 지휘관 앞에서 불행하다 어쩌다 하면 지휘관이 귀싸대기를 때려도 무죄인 상황이다.

난류연속에서는 자원이고 인형이고 모조리 갈아가면서 싸웠다. 인게임에서 이제는 자원이 없어 군수제대까지 동원했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이제는 정말 이 모든 희생의 이유를 밝힐 때가 됐다. 정말로, 11전역에서는 나와야 한다. 이제는 M4A1이 인류보완계획에 필요하다고 해도 납득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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