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우리말사전 010; 甲, 호갱님, 은꼴사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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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접미사]

1. 어느 분야에 있어 비길 바 없이 도드라지는 능력을 보이는 자를 희화화하여 이르는 명사. 해당 분야에 지극히 유별나 이목을 끄는 대상을 지칭하고자 널리 사용되며, 흔히는 해당하는 부류가 무엇인지를 앞에 명시하여 「-류[類] 甲」과 같은 형태로 활용한다. 같은 형태로써 널리 쓰이는 용례는 「실언류 甲 안상수」, 「멘탈[mental]류 甲 박지연」 등.

본디 「神」으로 쓰려던 것을 독음이 같은 「申」으로 바꾸어 쓰고, 다시 형태가 유사한 「甲」으로 읽은 것이 점차 새로운 활용으로 정착되어 단어를 형성한 것으로 추측된다. 원형을 여러 차례 비꼬아 만들어진 어휘이니만큼 대상에 대한 존경의 뜻을 담아 쓰는 「-느님」과 달리 대상을 조롱하고자 반어법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특히 잦아 독해와 활용 모두에 유의가 필요하다.

소리 내어 읽을 때에는 원형을 고려하지 않고 그대로 읽어 「갑」으로 발음. 드물게는 한자로 쓰지 아니하고 다만 소리 나는 대로 「갑」으로 적기도 한다. 의미가 유사한 어휘로는 「종결자[終結者]」가 있어, 이로써 완전히 「甲」을 대체하여 써도 무관하다. 한편 「- 성님은 -에 甲이셨제」와 같은 일종의 정형시 형식으로도 흔히 활용.

독립하여 쓰일 뿐 아니라 가리키는 대상의 이름 뒤에 접미사로써 붙어 같은 의미를 표현키도 한다. 이와 같이 접미사로 활용될 때에는 세 음절로 운율을 맞추고자 성을 제외하고 다만 이름 뒤에 붙여 단어를 구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앞서 예로 든 「안상수」의 경우 「상수-甲」, 「박지연」의 경우 「지연-甲」이라고 바꾸어 이르는 등.

2.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상대방에 비하여 명백한 경제적, 사회적 우위에 서는 당사자 일방을 가리켜 이르는 말. 중소기업과 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대기업, 노무자와 고용계약을 체결하는 사용자 등 스스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계약의 내용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경제주체를 지칭한다. 흔히 계약서를 꾸미는 측에서 스스로를 甲으로 쓰고 상대방을 乙이라고 가리켜 이르는 관습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甲에 해당하는 일방이 불균형한 교섭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자신의 입맛대로 쓴 계약서를 乙인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바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 단독명사로만 활용되며, 동음이의어인 1번 甲과 달리 접미사로 쓰이는 예는 목격되지 않는다.


호-갱-님 [虎-客-][명사]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나 지극히 불합리한 조건을 부담하고 소비를 행하는 소비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 상행위에서 상인이 상대를 흔히 「고객[顧客]-님」이라고 부르는데 착안, 이를 소리 나는 대로 적어 「고갱-님」이라고 희화화하고, 이에 다시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지칭하는 「호구[虎口]」의 첫 음절을 붙여 새로이 해당 어휘를 구성하였다. 흔히 스스로의 주체적인 의사 없이 감언이설에 속아 스스로에게 불리한 계약을 기꺼이 체결하는 소비자를 조롱하고자 사용하며, 청자를 「호-갱-님」으로 설정한 문장의 용언으로는 발음대로 적은 우스꽝스러운 존대어를 사용하여 상인의 감언이설을 흉내 내기도 한다. 예컨대 「호갱님 인증을 축하드림미다, 고갱님」이라고 이르는 등.


은-꼴-사 [慇-꼴-寫][명사]

여성의 몸을 외설적인 형식으로 나타낸 사진 가운데 남성으로 하여금 은근한 욕정을 불러일으키는 부류를 가리켜 이르는 명사. 「은근[慇懃]히 꼴리는 사진[寫眞]」의 준말로서 흔히 피사체가 된 여성이 성기, 유두 따위는 드러내지 않았으나 적지 않은 노출로 스스로의 성적 매력을 강조하고 있는 경우를 지칭한다. 다르게는 「은-꼴」 두 음절로 줄여 같은 뜻을 표하기도 하며, 오늘날에는 「은-꼴-사」와 「은-꼴」 모두가 빈번히 활용되는 추세.

용언과 더불어 이같은 사진의 게재를 말할 때에는 흔히 「투척[投擲]」이라는 어휘를 사용하고, 이에 「은꼴사를 게재하다」, 「은꼴사 게재」 등은 「은꼴사를 투척하다」, 「은꼴사 투척」으로 바꾸어 말하며, 청자를 높여 일컫고자 하는 경우에는 「투척」 대신 「조공[朝貢]」이라는 표현을 사용키도 한다. 한편으로 피사체인 여성이 완전한 나체이거나 유두, 성기 등을 드러내고 있을 때는 「은-꼴-사」와 구분하여 「대놓고 꼴리는 사진」이라고 이르고, 이를 「대-꼴-사」 내지 「대-꼴」로 줄여 지칭하는 것이 원칙. 다만 양자의 구분이 주관적이며 후자의 사용은 「은-꼴-사」보다 일반적이지 못한바, 음란한 사진을 널리 가리켜 「은-꼴-사」라고만 부르는 경우 역시 잦아 구분의 실익은 많지 않다.

일견 여성을 욕정하게 만드는 남성의 사진을 지칭하는 데에 역시 해당 어휘가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대개 해당 어휘를 사용하는 화자가 남성이며 반대의 경우는 찾아보기가 극히 어려워, 해당 어휘는 오로지 나체에 가까운 여성의 저속한 사진에 한하여 쓰임이 일반적이다. 이에 만일 여성 화자가 같은 어휘를 여성의 시점에서 사용하고자 한다면 청자에게 불필요한 착오를 유인할 우려가 있어 유의를 요한다.


덧글

  • Sakiel 2011/01/21 15:29 # 답글

    갑 같은 경우에는 신을 잘못 쓴건가..하면서 몇번을 봐도 결국엔 甲... 원류가 상당히 궁금하던 차였는데 역시 맞긴 하네요.
  • kidovelist 2011/01/21 15:50 #

    신에서 다른 신으로, 결국에는 갑으로 변하는 과정이 다소 황당하긴 하지요.
  • 미르 2011/01/21 15:37 # 답글

    갑은 유래가 궁금했는데 신에서 나오다니 예상 외네요. 궁금하던 걸 해결해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 kidovelist 2011/01/21 15:51 #

    새로이 알려드린 사실이 있다니 저도 기쁘네요. 좋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나태 2011/01/21 15:41 # 답글

    http://genesis.isloco.com/2304323

    甲의 유래는 아마 이게 정확하지 않을까요.
  • kidovelist 2011/01/21 15:58 #

    네, 본문에서는 간단히 설명하고 그쳤지만, 그렇습니다. 널리 알려진 대로 가장 신빙성 있는 갑의 원조는 야갤이지요. 본문에서야 신중을 기하려 다소 애매한 표현을 썼습니다마는.
  • 나태 2011/01/21 15:58 #

    아뇨 뭐 틀린거 지적하자는건 아니었습니다.
  • 척로리스 2011/01/21 16:21 # 삭제 답글

    근데 갑이라는게 예전부터 으뜸이란 뜻이 있지 않았나? 하도 인터넷에 쩔어살다보니 헷갈리네
  • kidovelist 2011/01/21 16:31 #

    그런가? 나는 그런 방식으로 쓴 갑은 인터넷에서 유행 타기 전까지 못 본 것 같은데. 말 듣고 나니까 이거 또 불안해지네...
  • 푸른매 2011/01/21 16:33 #

    주로 갑과 을의 관계라거나 하는 것처럼 상대적인 우열을 나타내는 뜻으로 쓰였죠.
  • 척로리스 2011/01/21 18:38 # 삭제

    자주 쓰이는 말은 아니었고 갑이다 라는 말이 이전에도 쓰였던게 언뜻 생각나는데
    가물가물하네
  • 척로리스 2011/01/21 18:40 # 삭제

    쓰다보니 확실히 생각났음 갑이다 란 말은 유행이전에 존재했음.
    몇년전인가 인터넷 수강할때 인터넷 강사중에 이근갑이란 강사가 그걸로 말장난한게 기억나네.
  • mechanus 2011/01/22 22:02 # 삭제

    근데 현재 널리 쓰이게 된 건 위에 써 놓은게 정확합니다. 야구 시합에서 어느 관중이 XX神이라고 써야될껄 XX申 이라고 쓰고 어떤 야갤 애자가 그걸 갑이라고 읽어서 흥하게 된거죠. 그 전에 쓰였는지 어쨌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현재처럼 널리 쓰이진 않았던 건 확실합니다.



    http://genesis.isloco.com/2304323
  • 고구마. 2011/03/07 09:57 # 삭제

    갑. 을. 계약과 하도급 업체에서의 우월적 지위에 대한 표현으로 지금의 아버지 세대들에겐 꽤나 익숙한 단어일겁니다. 대략 써온지 3~40년 된말이죠 요즘의 인터넷 세대가 이제 알게 된것뿐입니다.
    어른들한대 아 '일하나 줘놓고 갑질해대니 죽겠내' 하면 대부분 알아 들으실겁니다 ^^
  • 이옹 2011/01/21 16:21 # 삭제 답글

    전 대꼴사는 대놓고 꼴리는 사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확실하진 않은데 이게 은꼴사의 뜻과 대조를 이루기도 해서 더 맞는 것 같아요.
  • kidovelist 2011/01/21 16:28 #

    추측해서 쓰면서도 다소 미심쩍었는데, 그러고 보니 그쪽이 더 그럴듯 하네요. 감사합니다. 얼른 수정해야겠어요.
  • 안경소녀교단 2011/01/21 22:13 # 답글

    은꼴사의 응용형으로는 '위를 꼴리게 하는 사진'의 약자로써 식욕을 돋구게 하는 사진을 일컫는 단어인 위꼴사도 있죠.
  • kidovelist 2011/01/23 00:39 #

    쓰면서 미처 생각이 닿지 않았네요. 은꼴사만큼이나 빈도가 높은 어휘니, 기왕 이렇게 된 거 아무래도 따로 항목을 만들어 정리해야겠습니다.
  • Jes 2011/01/23 17:38 # 답글

    은꼴사의 은근이 한자 용어이니 표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慇懃)
  • kidovelist 2011/01/23 19:56 #

    이런, 무심코 은근이 순우리말이라고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중요한 지적 감사드립니다. 수정하겠습니다.
  • sunlight 2011/02/05 03:50 # 삭제 답글

    햐~, 엄친아 냄새를 폴폴 풍기는 법학도 키도벨리스트의 글 중에 내가 끼어들 여지가 있다니 ... 영광이로소이당.

    법률 공부하려면 계약서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할 텐데 ... 일반적으로 계약서에 '갑'과 '을'이 나오죠. 이쯤 되면 뭔 말인지 알 겁니다. 그건 10간과 12지로 어울어 쓰는 연대 표기 ... 그 10간 중 갑과 을을 계약서에 사용한 것이지, 신(神)과는 전혀 무관하지요.
  • 확실히 2011/02/12 15:41 # 삭제

    그것도 맞는 소리기는 한데, 인터넷상에서 유행을 타게된건 역시 위에서 처럼 야갤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 Realkai 2011/11/18 17:39 # 답글

    뭐 야갤에서 벌어진 실수가 의외로 갤러들에게 흥하고 또 갑이라는 단어가 주는 힘이 은근 커서 이후로 크게 유행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이기두 2012/05/26 11:39 # 삭제 답글

    꽤 오래된 글타래 같기는 한데..
    일단 디씨에서 그런식의 변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윗분들의 지적대로
    갑 이라는 표현은 상당히 오래된 것입니다.
    갑 을 관계라는 정도만으로 설명을 하셨는데, 사실은 그 갑을 이라는 것도 결국 갑을병정으로 나가는
    10간의 처음인 갑을 모든것의 으뜸, 일번, 제일 잘하는, 중요한 의 뜻으로 이미 수백년동안 인지되어온거죠 :)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흔히 신문에서 과거에 볼수 있었던 운동선수에게 쓰이는 'xxx 선수 수훈갑'
    이라는 표현도 같은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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