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2014 올스타 : T1의 게임, 02 소설


전편

전패의 TPA는 탈락했다. 이제 리그 오브 레전드 올스타 2014의 본선 토너먼트에 남은 팀은 Cloud9, OMG, Fnatic, 그리고 SKT T1 K뿐. 그리고 우승을 위해서는 결국 저 악몽같은 팀을 다시 상대해야 할 Cloud9, OMG, Fnatic에게는 불가해의 난제가 내려져 있었다. 시즌3 전 세계 소환사들을 그 마각 아래 무릎 꿇렸던 저 T1 K가, 겨우 사라졌다는 안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유럽의 중심에서, 이렇게; 완벽히, 살아, 역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SKT T1 K를 4강에서 다시 맞이한 Fnatic의 앞에; 페이커의 야스오가 서있었다.

피글렛의 트위치가, 뱅기의 리 신이, 임팩트의 쉬바나가, 그리고 푸만두의 자이라가 그와 함께 도열해 진형을 갖췄다. Fnatic의 선택은 일말의 고려조차 하지 않는, 그 오만하리만큼 일방적인 SKT T1 K 밴픽의 의도는 명백했다. 페이커의 야스오를 추축으로 하는; 전격전이었다.

그리고 이런 SKT T1 K의 공세에 Fnatic은 케일로 맞서고 있었다.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그러나 합리적이기는 예선전에서의 바론 트라이도 충분히 합리적이었다. 문제는 오직 합리를 불합리로, 상식을 비상식으로 끌어내리는 T1 K의 그 천재적 전투능력에 다름아닌바;

그 T1 K를 상대로, Fnatic은 선전하고 있었다. 정글에서의 소규모 교전을 승리하고, 버프 컨트롤에 성공하고, 마침내 미드라인전에서 야스오를 압도한 xPeke의 케일에게 기회가 허락되고 있었다. 불리한 교전 상황에 야스오가 등을 보이고 있었다. 다름아닌, 페이커의, 야스오가;

그러나, 등을 보인 것은 야스오인데도, xPeke의 케일은; 도리어 공포에 사로잡히고 있었다.

분명 야스오의 체력은 열세였다. 케일이라는 챔피언의 특성에서 나오는 상황상의 우위도 있었다. 만약의 사태에 대처할 점멸도 있었다. 추적한다면 잡아낼 수 있었다. 마땅히 추적해야 했다. 합리적으로,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그랬다.

그러나, 상대는 합리와 상식을 희롱하는 세계 최고의 소환사, 페이커였다.

바로 전 경기 Fnatic 다섯 챔피언들을 한데 모아 농락했던 그 전투의 천재가 이런 일대일의 결전에서 패배한다는 가능성을; Fnatic은, 그리고 xPeke는 도저히 상정할 수 없었다. 무언가 있을 것이다. 분명 자신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무언가가. 그런 저주와도 같은 확신 속에 xPeke는, 분명 사냥을 해야 할 입장인데도 불구; 마치 맹수와 눈을 마주한 사냥감처럼 공포에 질려야 했다. 결국 xPeke의 케일은 물러나고 있었다. 저 페이커라는 공포에 굴복해.

Fnatic이 그렇게 놓친 최후의 기회는 그리고 다시는, 다시는 허락되지 않았다.

뱅기의 리 신이, 피글렛의 트위치가, 푸만두의 자이라가 잇따라 전장에 도착하며 위험은 그대로 종식됐다. 전선이 고착되고, 도리어 Fnatic의 타워가 제압당할 위기에까지 처하며; Fnatic은 바텀라인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었다. 전력의 과반인 챔피언 셋이 작전에 동원되고 있었다. 시즌3 제패의 추축이자 T1 K의 자랑인 그 바텀듀오를, 감히 일거에 잡아내겠노라며; 그렇게 Fnatic이 푸만두와 피글렛을 덮치자,

T1 K는, 예의 그 천부적인 전투능력으로 유감없이 화답하고 있었다.

추적당하고 포위당했던 피글렛의 트위치가; 그러나 다음 순간 Fnatic을 희롱하듯 전장에서 사라져버렸다. 은신이었다. 당황해 필사로 푸만두의 자이라만이라도 제압하던 Fnatic의 챔피언들을, 페이커의 야스오와 뱅기의 리 신이 기동해 포위하고 있었다. 다급히 도망치는 카직스를 가지고 놀듯 삭제해버린 야스오의 뒤에서, 트위치가 이죽거리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고 피글렛, T1 K가 자랑하는 그 마탄의 사수에; Fnatic의 챔피언들은 사살당하기 시작했다.

그 일방적인 학살극 속에서, Fnatic은 떠올렸다.

제드에게 사냥당하던 공포를. 바론 앞에서 학살당하던 굴욕을.

그 불가능을 가능케 한 SKT T1 K, 그리고 페이커가; 바로 지금 그들 앞에 있었다. Fnatic이라는 유럽 최고의 소환사들과 그들과 함께한 전 유럽 소환사들 위에 대한민국의 공포가 죽음처럼 드리우고 있었다. 이건 이미 올스타도, 그들이 알던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도 아니었다. 게임의 법칙을 무시하고 상성을 희롱하는 이건, 명백한 저들의; SKT T1 K의 게임이었다.

그리고 게임의 지배자, T1 K가 이번에 정한 패자는 Fnatic 소환사들의 다섯 챔피언 “전원;”

도망쳐야 했다. 수적 우세 따위는 무의미했다. SKT T1 K, 그리고 페이커에게 있어 수의 대소 따위 자연법칙은 참고사항에 불과한바; 한데 모인 루시안과 룰루라도, 페이커의 야스오에 있어서는 단순한 사냥감에 다름아니었다. 그저 단신으로 돌입, 바람장막 너머에서 작렬하는 마탄을 희롱하며 그대로 룰루를 사냥하고, 기겁해서 몰려드는 Fnatic 챔피언들을 비웃듯 돌아가버리면 그저 그뿐.

Fnatic은 저항했다. 그러나 감히 페이커의 야스오를 노리던 그들은 점멸로 농락당하고, 도리어 전투의 천재들다운 기적같은 기동으로 전장을 포위해버린 T1 K에 의해 Fnatic의 사지가 악몽처럼 재현되고 있었다. 점멸로 사라졌던 것이 거짓말처럼 재차 돌입한 페이커의 야스오가 최후의 숨결을 작렬시키자 도주를 허락지 않는 피글렛의 트위치에 의한 대 학살이 다시 개막했다. 그렇게, Fnatic의 상식적인 노력은, SKT T1 K의 비상식적인 전투 앞에 스러져버렸다.

Fnatic 최후의 전력은 본진 앞에 집결했다. 챔피언이 무려 넷이었다. 사실상 Fnatic의 총 전력이나 다름없는, 아직도 강력한 그 전력을 홀로 앞에 둔 야스오의 체력은 불과 절반에 불과했다. 이미 경기는 T1 K에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여기서 굳이 전투를 감행할 필요는 없었다.

이 순간 다시금 전 세계 리그의 정점에 선, 오직 단 한 사람의 소환사; 페이커를 제외한다면.

그리고 그 페이커는, 적의 총 전력을 목도하며; 다만 웃고 있었다.

이번에는 위험하니 시간만 끌라고? 그래, 좋지, 좋은데─,

그냥 쓰러뜨려버려도, 상관 없는 거겠지?

그리고 페이커의 야스오는 들어갔다.

4대1의 전투, 비록 성장 차는 있으나 그런 차이조차 압도하는 월등한 수적 열세 속에서; 완전히 경악해서 가진 스킬을 모조리 쏟아붓는 Fnatic 챔피언들의 공격을 헤치고, 그 칼날은 Fnatic 최후의 희망이나 다름없던 xPeke의 케일을 베어버리고 있었다. 기적같은 전투? 아니, 부족했다. 눈앞에서 사라지는 희망을 보며 공포에 휩싸인 모르가나에, 다음 사냥감을 찾던 페이커의 눈이 향하고; 일순 야스오가 웃은 듯했다.

다음은, 모르가나였다.

Fnatic 챔피언 둘은 그렇게 전장에서 삭제당했다. 그러고서야, 페이커는 비로소 칼을 놓았다. 제압? 당치도 않았다. 다음 순간 이미 피글렛의 트위치와 푸만두의 자이라가 몰이된 사냥감들을 놓치지 않고 지체 없이 덮쳐 학살하고 있었다. 억제기가 밀리고, 이내 게임은 끝났다.

아니, 일개 세트 따위가 아니라 “게임” 그 자체가;

SKT T1 K의 경이로운 전투능력 앞에서 Fnatic은 전의를 상실하고 있었다. 이제 게임은 다만 T1 K라는 최고의 소환사 사단이 펼치는 경이로운 전투능력의 일방적 향연에 불과했다. 도망치는 적에 용서 없이 불을 뿜는 임팩트의 쉬바나, 예고 없이 라인을 덮쳐 적 챔피언들을 학살하는 뱅기의 카직스, 점멸거리조차 계산 하에 최대사거리의 창을 꽂아넣으며 표적을 순간삭제해버리는 페이커의 니달리, Fnatic 전 챔피언들을 한데 모아 난도질하는 피글렛의 시비르, 적들에게 문자 그대로의 사형선고를 내리는 푸만두의 쓰레쉬; SKT T1 K는 페이커만의 팀이 아니라고 전 세계에 선언하는 듯한 그 다섯 소환사 합동의 일대 전격전에, Fnatic은 무너졌다.

SKT T1 K는, 그렇게 결승에 올랐다.

총 여섯 게임이었다. 그 게임동안 페이커가 선택한 챔피언; 트위스티드 페이트, 르블랑, 오리아나, 제드, 야스오, 니달리, 정확히 여섯. 단 한 차례도 겹치지 않은 그 무한의 군단에 밴 카드 세 장과 픽 카드 한 장을 모조리 사용해서 오로지 페이커만을 전력으로 저격해도 두 챔피언이 남으며, 그 중 어떤 챔피언이라도 페이커의 손에 들어가면 라인을 압도하고 전장을 지배했다. 게다가 그러면 완전히 풀려버리는 임팩트, 뱅기, 피글렛, 푸만두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승리 불가능의 픽밴이었다. 승리 불가능의, 게임이었다.

그리고, 그런 T1 K를 상대로,

C9을 물리치고 결승에 오른 OMG가 비로소; 신드라라는 최종병기를 동원하고 있었다.

보여준 기량은 감히 페이커에 비견될 바가 아닌 xiyang이었으나; 신드라는 달랐다. 최종병기는, 달랐다. 무려 리그 최고의 전투의 천재 집단인 SKT T1 K를 상대로 신기에 가까운 기교로 적군 와해를 적중시키며 교전을 승리하는 xiyang의 신드라에, OMG는 마침내 T1 K가 자랑하던 무패의 전열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T1 K가 올스타에서 맞은 최대의 위기; 계속된 교전에서의 패배로 수세에 몰린 T1 K에는, 그러나 그들을 시즌3의 패자로 만들었던 절대적 기량이 있었다. 패하고 제압당하면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으며 미니언들을 쓸어담고 글로벌 골드의 우위를 내주지 않는 경이로운 유지력으로; T1 K라는 맹호는, 몸을 낮춰 도사리고 있었다.

Fnatic과의 일전으로 전 세계에 입증해보였듯, T1 K가 필요로 하는 전부는 단 일전;

OMG의 총공세 속에서 임팩트의 잭스와 뱅기의 카직스가 제압당하고 있었다. 승부는 이제 최후의 기로에 놓여있었다. OMG의 바론 사냥을 저지할 T1 K의 챔피언은 오직 페이커의 오리아나와 피글렛의 루시안, 그리고 푸만두의 모르가나뿐. 그에 반해 OMG가 바론 앞에 집결시키고 있는 것은 전력全力; 다섯 챔피언을 예외 없이 모조리 온존한 OMG의 그 진형은, 문자 그대로 압도적이었다. T1 K의 승리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해도 좋을 정도로.

그러나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일전이야말로, T1 K의 특기에 다름아닌바;

비록 남은 챔피언이 소수라지만 그 챔피언들과 함께하는 소환사들은 다름아닌 페이커, 피글렛, 그리고 푸만두였다. 각자가 세계 최고의 소환사라 불리기 부족함없는 그 면면에; SKT T1 K는 판단하고 있었다. 상식과 합리를 희롱하기에, 이 정도 전력이면 충분하고도 충분하다고.

그리고 OMG의 압도적 전력을 상대로 T1 K는, 도리어 공격을 결의하고 있었다.

다음 순간 아무런 전조 없이 난입하는 피글렛의 루시안에 OMG는 당황했다. 거의 반사적으로 시작된 OMG 전 챔피언의 총공격이, 그러나 피글렛을 제압하는 일은 없었다. 공격이 루시안에게 닿기까지의 찰나, 아무런 전조 없이 나타난 칠흑의 방패에 마법이란 마법, 제어란 제어는 모조리 전장으로부터 지워지며; 비로소 푸만두, 그 세계 최고의 소환사가 전장의 전면에 나서고 있었다. 이미 어둠의 속박이 깃든 그의 검은 날개가 전장에 펼쳐져 OMG를 뒤덮고 있었다.

T1 K의 승리가 확정되고 있었다.

루시안을 잡으려 돌격했던 레오나가 도리어 그대로 삭제돼버리고, 그제야 경악한 OMG는 후퇴하고 있었다. 그러나 모르가나가 허락지 않았다. 푸만두가, 허락지 않았다. 다만 이것 봐라? 하고 재미있다는 듯이 되물으며; 판테온을, 레넥톤을, 트위치를 차례로 구속하는 그 세계 최고의 서포터를 따라 루시안의 마탄과 오리아나의 충격파가 일제 작렬하고 있었다. OMG 누구도 도망칠 수 없었다. 전멸이었다. 단 한 챔피언, xiyang의 신드라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전장을 지배해오던 xiyang이었고, 이대로 승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던 게임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 다만 이를 악물고 필사로 도망치던 그의 신드라에게로, 푸만두의 모르가나가 검은 날개를 펼쳐 날아들고 있었다. 고통의 대지가 발밑을 뒤덮으며 그 위를 예고 없이 덮치는 것이 있었다. 전장에 돌아온 임팩트의 잭스, 반격이었다.

게임은 SKT T1 K의 승리; 완벽한, 역전이었다.

아니, OMG가 승리했어야 하는 게임이었다. 비장의 수는 그 일격으로 적을 반드시 죽여야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그러지 못한 순간 OMG의 운명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미 1세트가 종료되자 SKT T1이 자랑하는 리그 최고의 참모, 김정균 코치가 무대에 오르고 있었다. 일치된 동의로 즉시 새로운 전략이 결정되고 있었다. 일찍이 SKT T1 K를 시즌3의 패자로 만들었던 방법이었다. 요컨대, 상대가 자신의 최종병기를 활용하도록 허락할 이유가 전혀 없는바;

다음 게임; SKT T1 K는 신드라를 금지하고 있었다.

예상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굳어버린 xiyang 앞에서; 페이커가 웃는 듯했다. 왜 그래? 어서 다음 챔피언 소환해야지? 하며;

고작 1세트 패배했을 뿐이잖아? 이제 다음 비장의 수를 꺼내야지. 그래, 그 비장의 수는 얼마나 남았지? 당연히 밴카드 3장에 픽카드 1장으로 모조리 저격당해도 세 세트는 돌아가며 사용할 수 있도록 최소 일곱은 준비해뒀겠지? 설마 그 다하지 않았다던 최선이라는 게 고작 신드라뿐은 아닐 거 아니야! 그래! 다음은 뭐야! 소라카? 리븐? 야스오? 라이즈? 자! 어서 다음 수 가져와봐! 어서! 어서! 어서어서어서어서!

그러나 xiyang은 페이커가 아니었다.

르블랑을 막으면 오리아나를, 오리아나를 막으면 제드를, 제드를 막으면 야스오를, 야스오를 막으면 니달리를 무한정 동원해 그 신기에 가까운 최고기량으로 예외 없이 모조리 최종병기처럼 다루며 적들을 학살하는, 그런 미친 짓이 가능한 자는 전 세계 칠천만 소환사 중에서 오직 페이커; 파리에서의 일곱 경기에서 여섯 챔피언을, 2014 스프링시즌을 도합해서는 무려 열아홉 챔피언을 사용한 그 군단의 소환사 하나뿐이었다. 전 세계에서, 오로지; 페이커뿐이었다.

“다음”이란, 없었다.

결국 등장한 챔피언은 룰루. 분명 정답에 가까운 무난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비장의 수로도 타도하지 못한 T1 K였다. 그 패자를 상대로 “무난”은 부족했다. 여기에 페이커, 아무런 방해 없이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꺼내든 그가 불쾌한 듯이 인상을 쓰고 있었다. 뭐야, 그게; 하고.

SKT T1 K는 달랐다. 자신들을 잠시나마 감히 압도했던 OMG에 대한 최고의 경의로, 푸만두; 지난 게임에서 OMG를 패배시킨 그 최고의 소환사가 비로소 T1 K의 비장의 수를 꺼내 소환사의 협곡에 오르고 있었다. 시간의 수호자, 질리언이었다.

그런데 고작, 룰루?

그리고 시작된 다음 게임은, 압도적이었다.

푸만두의 질리언이 보좌하는 SKT T1 K의 전열은 전 라인을 모조리 제압하고 역전의 여지조차 없이 짓밟고 있었다. 소환사의 협곡 전역이 예외 없이 푸만두의 통제 하에 놓이고 있었다. T1 K 누구라도 간신히 제압했다 생각하면 그런 안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시간을 희롱하고 결과를 되돌려 OMG의 모든 필사의 노력을 무위로 돌려버리는 푸만두 앞에 OMG는 전의를 상실하고 있었다. 푸만두가 함께하는 SKT T1 K의 전열은 가히, 무적이었다.

그 전열의 선두에 페이커가 있었다. 존야의 모래시계는 가려는 기색도 없이 오로지 공격의 위력에 위력만을 더하며 최흉최악의 유리대포로 화한 그 트위스티드 페이트가; 일격 일격이 대전차포에 준하는 위력으로 카드마다 OMG 챔피언들을 용서 없이 지워버리고 있었다. 상성을 무시해 xiyang의 룰루를 삭제하고 도망치는 OMG를 본진까지 추격해 기어이 사냥하는 그 움직임에는, 분명한 감정이 있었다. 마치 룰루라는 평범한 대답에 깊이, 깊이 실망했다는 듯이.

T1 K는 OMG와는 달랐다. 역전은 없었다. 시도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프랑스 파리는 다시금 SKT를 연호하며 열광하고 있었다. T1 K의 승리; 압승이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시즌3 월드 챔피언십 우승,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2회 연속 우승, 전무후무한 전승 우승의 기록과 19연승의 신화에 이은 리그 마지막 영광을 전승으로 차지하기까지 SKT T1 K에게 남은 것은, 이제 오직 한 게임뿐;

이제 이 T1 K의 게임에 OMG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요행; 오로지, 신드라뿐이었다. 적인 T1 K가 신드라를 풀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있을 수 없는 가능성이었다. 없어야, 했었다. 상식과 합리로 생각한다면.

그런데, 최후가 될 수도 있는 제3게임의 서막;

SKT T1 K가 신드라를 풀어버리고 있었다.

경악이었다. xiyang, OMG, 게임을 지켜보던 전 세계 소환사들 전부 같았다. 오직, 경악; 신드라는 풀려났으나 OMG는 가져갈 수 없었다. 감히 가져갈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이 신드라는 최종병기 따위가 아니었다. 이건, 정상이 아니었다. 이 명백한 “이상” 앞에서, 모두의 직감이 저주와도 같은 확신으로 이르고 있었다. SKT T1 K, 저 리그 최고의 참모 이하 다섯 소환사들이 지금, 무언가 다시 상식과 합리를 희롱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그리고 확신은 옳았다.

신드라의 주인이 정해진 순간, 프랑스 파리에는 탄성이 울러펴지고 있었다. 그제야, 게임을 지켜보던 전 세계 삼천이백만 소환사들은 T1 K의 저의를 이해할 수 있었다. 정점은 과연 정점; 이 귀환한 왕은 리그 최고의 이벤트의 대단원을 장식하기에 부족함 없는 무대를 준비한 것이었다. 지축을 뒤흔드는 그 환호 속에서 신드라를 차지한 주인은 웃고 있었다. xiyang이 아니었다. OMG는, xiyang은 T1 K가 허락한 성배를 감히 들지 못했다.

페이커의 시즌4 스프링시즌 도합 제20 챔피언, 파리에서의 제7의 챔피언은; 신드라였다.

아니, 이건 절대 단순한 도발이 아니었다. 페이커 이상혁의 소환사로서의 이명이 페이커 아닌 고전파이던 시절 신드라는 그의 상징이었다. 수백 수천 수억 소환사들 모두가 너무도 난해하고 빈약해 사용 못하겠다고 포기하던 바로 그 신드라로 기라성같은 대한민국 소환사들 전원을 한데 모아 모조리 격침시키고 왕좌에 앉았던 그였다. 바로 그랬던 페이커, 아니, “고전파”이기에 비로소 가능한;

그렇다. 이건, 단순한 도발이 아닌; “완벽한” 도발이었다.

xiyang은 잠시 소스라치고, 표정이 굳더니, 이내 이를 악물고 웃으며; 챔피언을 택하고 있었다. 룰루 따위가 아니었다. 오리아나, 1게임에서 페이커가 사용했던 바로 그 챔피언이었다. 비로소 성배를 받아든 그 존중할만한 적수에; 그래, 그래야지, 하며 웃는 페이커가 있었다. 비록 국적과 언어는 달랐으나 이 순간 소환사의 협곡에 선 것은 이상혁도 胡彬도 아닌 소환사 페이커, 그리고 xiyang인바; 대화는 필요 없었다. 신드라가, 오리아나가 있었다. 그걸로 충분했다.

전장에서는 울려퍼지는 칼의 노래가 있는바;

임팩트의 쉬바나가, 뱅기의 리 신이, 피글렛의 베인이, 푸만두의 자이라가 페이커의 신드라의 곁에 도열해 전열을 갖추고 있었다. 다시금 소환사의 협곡에 선 그 세계 최고의 군단에 맞서; OMG는 Gogoing의 문도, pomelo의 엘리스, san의 루시안, Allen의 쓰레쉬, 그리고 xiyang의 오리아나로 대오를 맞추어 서고 있었다. 그렇게 소환사의 협곡에 도열하기를 마친 챔피언들은 일제히, 검을 뽑았다. 리그 오브 레전드 2014 올스타에 대단원의 막이 오르고 있었다.

왕좌는 누구의 것인가.

전 세계 칠천만 소환사들이 던지는 그 질문에; SKT T1 K가 답하고 있었다.

피글렛이, 푸만두가 답하고 있었다. 대단원을 장식할 챔피언으로 다시 그들의 상징과도 같은 베인과 자이라를 택한 그들은 의혹을 비웃기라도 하듯 전과 같이 완벽히 전장에 군림하고 있었다. 현존 최고의 챔피언이라는 루시안 쓰레쉬를 상성을 희롱하는 불가사의한 전투로 승리하고 압도해 라인을 짓밟는 그 마탄의 사수들에; OMG는 다급히 엘리스를 동원하고 있었다. 합리적 판단이었다. 그러나 이미 그 뒤를 쫓아 날개를 펼치는 것이 있었다. 임팩트, 쉬바나였다.

임팩트가 답하고 있었다. 죽음 같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전장에 강림하는 그는 SKT T1 K 불굴의 보루; 지난 시즌3 적 챔피언 전원이 모조리 합심해서 달려들어도 결코 무너지지 않던 그 T1 K의 요새포탑이 다시 불을 뿜고 있었다. 최전방에 서 OMG 세 챔피언 합동의 도전에 작렬하는 공격을 그대로 밀어버리고 기어이 쓰레쉬의 목을 물어뜯는 그 위용은 확실히 임팩트; 확실히, 전의 그 T1 K의 방패였다. 그리고 그 방패에, 함께하는 검이 있었다.

얽혀서 풀리지 않는 선Line은 검으로 내리쳐 베어버리면 그뿐. 그리고 임팩트로부터 필사로 도망치는 문도, Gogoing, 탑라인 전체를 향해; 뱅기가 그 검을 들어올리며 답하고 있었다. 그대로 문도를 덮치는 뱅기의 리 신은 시즌3를 제패한 SKT T1 K 라인전의 정수이자 결론, 모든 문제의 최종해결; 그렇게 탑라인을 해결내린 그 전장의 지휘자는 바텀라인을 향해 돌아서, 재차 검을 들어올리고 있었다. 이미 소환사의 협곡 전 라인은 T1 K, 이 뱅기의 통제 하인바;

왕좌는 누구의 것인가.

그 리그의 질문 앞에, 최후로; 페이커, 대한민국부터 시작해 세계 3개 대륙 5개 리그를 정복한, 전 세계가 경외해 마지않는 그 위명의 소환사가 서고 있었다. 그 곁을 지키는 것은 오리아나도, 니달리도, 야스오도, 트위스티드 페이트도 아니었다. 류와의 일기토에 빛나는 제드도, 전 파리가 페이커라는 그 위명만을 연호하게 했던 르블랑도 아니었다. 리그 최후의 영광을 차지할 게임을 함께할 챔피언으로서; 그는 이 오래된 연인 이외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오랜만인데, 하고 가만 되뇌는 그에게, 신드라가 문득 웃는 듯했다. 그래서 전처럼 나를 다룰 수 있겠어? 하며; 마치 그 오랜 시간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이제야 자신을 찾은 주인 곁에 아무렇지도 않게 전과 같이 선 신드라에, 페이커는 자기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그래, 확실히 오랜만이긴 하지, 하면서도; 그러나 아무런 미혹 없이 소환사의 협곡을 향해 손을 드는 페이커의 날카로운 눈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페이커거든.

왕좌는 누구의 것인가.

그 리그의 질문에 SKT T1 K, “고전파,” 페이커는; 예의 그 천재적인 전투로 답하고 있었다.

xiyang의 신드라는 이렇지 않았었다. 페이커의 오리아나는, 분명 이렇지 않았었다. xiyang이 최고의 기량을 동원했던 제1게임에서조차 실현시키지 못한 불가능의 전투를 아무렇지도 않게 실현시키는 그 “고전파”의 신드라; xiyang의 오리아나와의 전투를 저항의 여지조차 없이 압도하고 다급히 난입한 적 엘리스와 2대1로 점멸조차 없이 교전하며 적 문도마저 총동원된 3대1 상황을 무시해 오리아나를 삭제해버리는; 전 세계의 정점에 선 이, 압도적인, 기량의, 차이.

왕좌는 누구의 것인가.

SKT T1 K의 챔피언들은 집결하고 있었다. 그 앞에 필사로 자리를 사수하는 OMG가 있었다. 리그는 묻고 있었다. 왕좌는 누구의 것인가, 하고. 그 최후의 질문에 SKT T1 K의 다섯 소환사들은 진격으로서 답했다. 펼쳐진 압도적 대 회전 앞에서 관중들은 자리를 박차고 있었다. 전 파리에 울려퍼지는 환호가 리그를 지켜보는 삼천오백만 소환사들에게 왕의 귀환을 알리고 있었다. 리그의 왕좌에 주인이 정해지고 있었다. 그 승자, 귀환한 왕, SKT T1 K; 전승이었다.

유럽의 중심이라는 프랑스 파리에 SKT T1의 깃발이, 대한민국 태극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일어선 SKT T1 K의 다섯 소환사들 앞에는 리그가 그들에게 바칠 수 있는 마지막 영광이 준비되어 있었다. 환호 속에서 무대에 오르는 “임팩트” 정언영, “뱅기” 배성웅, “피글렛” 채광진, “푸만두” 이정현, 그리고 “페이커” 이상혁은 의심의 여지 없는 리그의 패자이자 전 세계 칠천만 소환사의 정점; 함께 SKT T1의 승리를 상징하는 손가락을 높이 올린 그들이 웃고 있었다.

파리는 그들, SKT T1 K 다섯 소환사들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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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Moment 2014/06/05 15:24 # 삭제 답글

    글이 중2돋듯 오글거림의 대향연임에도 불구하고 재미가 오지네요. 옆나라 달사 라이터라고 하셔도 믿을듯
  • kidovelist 2014/06/06 22:09 #

    내 글이 오글거리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나스 키노코 탓이야!
  • - 2014/06/05 16:07 # 삭제 답글

    '그냥 쓰러뜨려버려도, 상관 없는 거겠지?'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는 달빠입니다
  • kidovelist 2014/06/06 11:37 #

    헐 들켰네. 근데 이 드립을 알아보시는 분 혹시 출신이...?
  • - 2014/06/05 16:12 # 삭제 답글

    그러고보니까 페이커였네
  • kidovelist 2014/06/06 11:56 #

    히─익
  • 후..... 2014/06/05 17:29 # 삭제 답글

    진짜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버틸 수가 없다
    GG
  • kidovelist 2014/06/06 11:46 #

    난 억울함. "우리가 약해졌다고 해서, 딱히 너희가 강해진 건 아니잖아?"나 "시체가 어떻게 강타를 쓰지?" "그냥 쓰러뜨려버려도, 상관 없는 거겠지?" 전부 다 reddit이나 롤갤, 루리웹에서 계속 나오던 소린데!
  • kidovelist 2014/06/06 11:48 #

    아 물론 전체적으로 제 잘못인 건 맞습니다 미안;; 구성 당시엔 슼뽕 국뽕이 치사량수준이어서;;
  • ㅇㄴㅇ 2014/06/05 17:46 # 삭제 답글

    필력보소 ㅋㅋㅋ
  • kidovelist 2014/06/06 11:56 #

    감사 감사
  • 겨리 2014/06/05 19:22 # 답글

    손발이 오글거랴 버틸수가 없는데 결과로 말해버렸으니 소름....
  • kidovelist 2014/06/06 11:49 #

    그러게여 소─름
  • 미친과학 2014/06/06 12:10 # 답글

    아 페이커는 이렇게 멋진 사람이 아니라 성격나쁜 미드라이너였을터인데
  • kidovelist 2014/06/06 12:34 #

    페이커 귀여운데 ㅡㅡ
  • Ladcin 2014/06/16 16:47 # 답글

    오글오글오글오글잼!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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