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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발 딛은 지금 이곳, 다시 그대에게; Epilogue

긴 밤이 멎었다. 다시 동이 텄다.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는 어둠을 몰아내고 온 거리를 찬연하니 불밝혔다. 햇살과 신 새벽 별빛들이 궁 드높은 담을 넘고 숨어들어, 땅 위 발 딛은 것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분의 뺨에 아롱져 맺히는 와중――, 눈꺼풀 너머까지 스며드는 빛에 잠든 공주께옵선 지친 몸을 뒤척이셨다. 설핏 긴 속눈썹을 든 쪽빛 눈이 이편으...

내가 발 딛은 지금 이곳, 다시 그대에게; 03

나와 이어진 굳센 라인을 당기는 위시의 술식은 곧 나를 허공간으로 잡아챘다. 일백 킬로미터 넘는 거리를 단숨에 접은 마력이 준동하고 흩어졌다. 그 긴 거리를 따라 일순으로 나를 불러낸 막강한 술식은 확실히 용에게나 가능한 권능이었다. 이윽고 모든 마법이 멈추고,눈을 뜨자 낯익은 풍경이 보였다. 위시의 둥지였다. 평소보다 더한 마력과 신비로 요동치는 그곳...

내가 발 딛은 지금 이곳, 다시 그대에게; 02

사흘이 지나고, 공주님의 무릎 위에는 내 나라의 책들이 쌓였다.교학사 법과 사회 교과서 한 권. 같은 과목의 숨마쿰라우데 참고서 한 권. 문원각 현대시의 이해와 감상 한 권. 멘큐의 경제학 한 권. 책가방에 넣은 채로 수능시험장에 가져갔다가 얼떨결에 이 세계까지 품고 온 책들이었다. 들춰보기도 싫어 언젠가 떠안기다시피 전하께 드린 것을, 공주 전하는 기...

내가 발 딛은 지금 이곳, 다시 그대에게; 01

이곳으로 온지 반년, 나는 마침내 전장 한가운데 섰다."전방!"코앞서 정예 중장기병대가 땅을 박차 흙먼지를 말아 올리는 와중 내 숨은 멎을 듯 가빠왔다. 전신갑주를 두른 220파운드의 육중한 무게는 시위를 떠난 살이 되어 전력으로 질주하고, 옆서 고함치는 어느 마법사의 호령에 따라 일제히 불꽃이 날았다. 폭발했다.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 깨지는 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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